올림픽, 월드컵 같은 ‘국민관심행사’를 하나 이상의 지상파 방송사가 반드시 생중계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방송법 개정안이 본회의 처리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개정안은 2032년까지 남은 세 차례의 올림픽과 100주년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진 JTBC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에서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마련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올림픽, 월드컵 같은 ‘중대한 국민관심행사’의 경우 하나 이상의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사업자와 그 방송사업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실시간 중계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을 JTBC와 KBS가 공동 중계했던 것처럼 독점 중계권이 누구에게 있던 지상파는 반드시 포함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달라진 게 있다.
기존 과방위안은 부칙에서 지상파 생중계 의무 조항 등을 이 법 시행 이후 개최되는 대회부터 적용한다고 했는데, 법사위는 이를 법 시행 이후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부터로 수정해 의결했다.
다시 말해 JTBC가 이미 계약을 체결해 중계권을 갖고 있는 2032년까지의 올림픽·월드컵 대회는 지상파 실시간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문제는 JTBC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현재 보유한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JTBC는 월드컵 1차전 직후 발생한 부도 사태로 중계권료를 납부하지 못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송출 중단’ 경고를 받는 등 위기를 겪었다.
당시엔 정부까지 나서서 총력 대응해 우리 국민이 월드컵을 못 보게 되는 사태는 막았지만, 2032년까지 남은 올림픽과 월드컵은 장담할 수 없다.
향후 JTBC 회생 및 매각 등의 과정에서 중계권 계약 자체가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JTBC가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중계권을 포기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가 이를 다시 사들일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2034년 이후 열릴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협상도 낙관할 순 없다.
중계권료는 계속 오르는데 지상파 방송사의 경영 상황은 근본적으로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계 의무를 이행한다는 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언론인협회(akjo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