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와 한국기자협회가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을 마련했다.
언론이 피해자 보호를 중심에 두고 여성폭력 사건을 보도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권고 사항을 담았다.
이번 권고기준은 올해 7월1일부터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처음 마련됐다.
개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8조의2는 성평등부 장관이 여성폭력 사건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언론의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을 마련하고, 이행 방안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고기준은 총 5대 원칙과 15개의 실천요강으로 구성돼 있다.
5대 원칙에는 여성폭력을 개인의 일탈로만 보지 않고 폭력이 발생하는 사회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당부가 담겼다.
또한 왜곡된 사회적 통념과 편견을 재생산하지 않고, 사건이 발생한 사회적 맥락을 살펴 피해자의 회복과 지원, 예방과 제도 개선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보도를 지향해야 한다.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한 사후 조치를 당부하는 원칙도 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다른 매체를 통한 정보를 확인 없이 재인용해서는 안 되며, 객관적 검증 절차를 마련해 정확한 정보만을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보를 내거나 보도로 인한 인권침해가 발생하면 사안에 따라 기사 수정·정정보도·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사실 검증과 사후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정적·자극적 보도 금지의 원칙도 있다. 조회수 중심의 자극적 제목과 서사 구성을 지양하고, 사건을 희화화하거나 가해 방법·피해 사실을 선정적으로 상세히 표현해 모방 범죄와 피해자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스캔들’, ‘몹쓸 짓’, ‘나쁜 손’, ‘부적절한 관계’ 등 여성폭력의 본질을 흐리고 심각성을 희석하는 표현 대신 ‘성폭력’, ‘스토킹’,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 성착취물’ 등 사건의 성격과 법적 의미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용어를 사용해야할 필요도 있다.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신상이나 사적관계를 과도하게 부각하지 않고, 자극적인 시각 자료 사용도 지양해야 한다.
권고기준에는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책임의 원칙도 담겼다. 피해자 보호와 공익성을 고려해 정보의 공개 여부와 범위, 보도 방식과 시점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취재·제작·보도의 전 과정에서 피해자 등의 신원이 드러나거나 특정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경쟁적인 취재·보도 과정에서 피해 회복을 저해하거나 피해자에게 부당한 낙인을 강화하는 등 2차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보도도 지양해야 한다.
한국언론인협회(akjo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