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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언론인협회

악의적인 허위정보 막을 정보통신망법 이용자 간 악의적인 신고전이 남발

미디어뉴스

디지털 공간에서 확산되는 악의적 허위정보와 여론 왜곡을 막겠다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실질적으로는 이용자들의 일상적 소통을 제약하는 강력한 법적 규제 장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안의 골자는 고의나 중과실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물어내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이다.


법이 시행되면서 일반 개인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가장 큰 변화는 심리적 위축과 자기 검열의 일상화다.


내가 작성한 댓글이나 커뮤니티 글이 허위조작 정보나 혐오 표현으로 저격당해 법적 소송이나 계정 정지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리 목적의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은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시사 비판이나 기업 고발 같은 민감한 콘텐츠 제작을 스스로 포기하게 될 것이다.


게시물에 대한 이용자 간의 악의적인 신고전이 남발되면서 억울하게 글이 차단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시민들은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침묵을 선택하게 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대화는 급격히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 온라인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들 역시 거대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개정안은 플랫폼이 허위조작정보를 방치할 경우 막대한 과징금과 법적 책임을 지우기 때문에, 기업들은 극도로 보수적인 필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모니터링 AI와 신고 시스템을 강화해 조금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거나 모호한 게시물은 선제적으로 삭제하는 과잉 규제를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은 시민들의 표현을 검열하고 재단하는 사적 검열관의 역할을 강제 받게 된다.


이 개정안은 디지털 기술이 시민의 권력 신장이 아닌 국가가 감시 사회를 심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현대 정보사회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시민들이 모여 여론을 형성하는 가상의 공론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인위적인 법적 규제와 알고리즘 통제가 결합하면서 공론장의 자율성과 역동성은 완전히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네트워크 사회의 역기능인 가짜뉴스를 잡겠다는 명분이, 도리어 사회를 비판적으로 감시하는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권력이 플랫폼을 매개로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구조는 정보사회가 지향해야 할 열린 소통이 아닌, 거대한 디지털 판옵티콘의 완성을 의미한다.


한국언론인협회(akjo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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