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산업이 전 세계 K열풍 속에서도 높은 스타 몸값 등으로 붕괴의 기로에 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제작비 수직 상승과 글로벌 OTT의 지배력 확대, 불공정한 분배 구조 등 드라마 산업의 구조적모순이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K드라마육성을 위해 개입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 드라마 70주년위기 대응 전략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서병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고문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투자여력을 잃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좋은 드라마를 제작해도남는 이윤이 없어 재투자를 하기보단 제작 편수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시청률 15%를 넘은 SBS<굿파트너>가 적자를 면치 못했거나 제작비500억을 들인 tvN<별들에게 물어봐>가부진한 실적을 거둔 사례가 지목됐다.
서 고문은 "K드라마공급 능력은 무너져 내리고 있고, 제작비를 많이 주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쏠림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며 "업계 내에선 회당 제작비가 12억이 넘어가면 넷플릭스에팔아야 인건비라도 건질 수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작비 상승 주범 중 하나로 과도하게 높은 주연 배우의 출연료가 꼽혔다. 서고문은 "주연 배우 출연료가 총제작비의 30%를차지하는 구조에선 드라마 산업은 성장하기 어렵다.
일본은 10% 내외"라며 "배우가 이면 계약을 맺는 등 실효성이 낮더라도제작비 대비 출연료 상한 비율을 제도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글로벌 OTT의시장 지배력이 국내 드라마 제작사와 창작자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 콘텐츠생산과 소비 구조를 장악하면서 중소규모의 자체 제작 콘텐츠는 경쟁력과 독창성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은규드라마창작자연대 회장은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여개국의 나라에 백화점을 차리고 작품을 긁어 모으다보니, 국내 제작 작품 중 넷플릭스에 팔린 20여 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해외에서 팔기 더욱 힘든 상황"이라며 "한류를 이야기하지만,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드라마는 한류가아니다.
팔기 좋은 폭력적이거나 미스터리한 작품 들인데, 한국드라마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다간 '한류 드라마'를 한 편도 못 만들 수 있다"며 "넷플릭스에서 벗어나 자체 제작으로 연간 20편은 만들 수있도록 협의체를 만들어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나서서 K드라마를 육성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특히, 현재 드라마 산업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황승기KBS PD는 "콘진원의 지원방식이나 조건이 드라마 현장과 맞지 않은 경우가 많고, 제작 현실을 모른 채 탁상 논리로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며 "드라마만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했다.
한국언론인협회(akjo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