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망법(망법) 개정안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자국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공개적으로 우려하며 한미 통상 갈등까지 거론되면서 졸속입법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국무부는 개정 망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곧바로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한국 정부가 망법을 승인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 법안은 미국에 본사를 둔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도 자신의 X(엑스) 계정에 망법에 대해 한미 간 기술 협력을 위협한다는 우려를 밝힌 데 이어 국무부까지 입장을 내며 한미 통상 갈등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간에 의견이 오고 간 것도 있고, 반영된 점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선 반영된 부분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이 법안은 내용과 의견 수렴 절차를 두고 ‘졸속 입법’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특히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뒤늦게 위헌성이 확인된 핵심 조항을 수정하는 등 2주간 3차례나 법안을 바꿔 ‘개악’, ‘조변석개’란 비판이 나왔다.
망법에서 미국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지점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플랫폼 대응 부분이다.
법안은 정보통신망에서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 범위를 허위조작정보까지 확대하고 누구든 서비스 제공자에게 신고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런 정보의 유통방지를 위한 자율규제 정책을 수립해 삭제나 접근 차단, 계정 정지, 수익화 차단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글, 메타, 엑스 등 빅테크로선 더 많은 관리 책임을 지게 됐는데 국무부는 이를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와 검열로 본 것이다.
언론계도 논의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 법안이라며 지속적으로 재논의와 숙의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수용하지 않았다.
언론이나 유튜버 등에 대해 허위조작정보 유통 시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릴 수 있게 한 조항 등의 ‘권력 감시 기능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권력자의 징벌적 손배 청구 배제’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언론인협회(akjo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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